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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문

마군X자룡

견자단 필모른 전력 60분 참가, 주제는 '엉덩이'였습니다!




뭘 그렇게 빤히 봐?”

악의라고는 하나 담기지 않은 목소리가 물었다.

 

목소리의 주인을 뒤에서 바라보고 있던 마군이 어물쩍 대답했다.

그 가죽 바지, 너무 꽉 조이지 않나? 불안한데. 원래 입던 거 입지 그래?”

? 살이 쪘나? 자룡은 고개를 살짝 까딱이더니 허리를 수그려 제 종아리부터 허벅지를 손으로 쓸어가며 주물러 보았다. 확실히 많이 조이기는 했다. 통 운동을 안 하고 빈둥거리기만 했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바지가 늘어나지 않는 것도 한 몫을 했으리라, 자룡이 생각했다. 탄력이 없는 가죽바지가 그의 허벅지를 단단하게 두르고 있었다. 가죽바지는 답답했고, 그만큼 벗기도 힘들어서 갈아입는 것만은 피하고 싶었다. 출근 시간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었기 때문에 자룡은 늘 입던 청바지를 빨래 바구니에 뒀다고 대충 둘러댔다. 마군이 굳이 확인해 보겠다고 나서자 자룡은 그를 만류했다.

 

마군, 너랑 맞춰 입으려고 산 바지란 말야. 오늘은 그냥 이렇게 출근하자.”

 

마군이 눈을 부릅뜨고 자룡의 뒤통수만 노려봤다. 맞춰 입는다고? 그래, 취지는 좋아. 그런데 문제가 있잖아. 한 바탕 꾸짖으려다가 겨우겨우 눌러 참고, 그는 최대한 부드럽게 다듬은 어투로 말했다.

 

안심이 안 되니까 그러는 거야, 아룡.”

안심이 안 될게 뭐가 있어?”

자룡은 신경질 날 정도로 순진했다. 이걸 말해야 해, 말아야 해, 짧은 시간동안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고민 덕에 마군은 하루를 시작하기 전부터 피곤해졌다. 그가 미간을 짚었다. 어쩌다가 찌부러진 좁은 시야 안으로 자룡의 엉덩이가 보였다. 딱 붙은 가죽바지 덕에 윤곽이 선명하게 드러났고, 그래놓고는 허리 부분은 헐렁하게 벨트조차 두르지 않아서, 앉을 때 그 틈으로 속옷이 다 드러나면 어쩌나 싶을 정도였다. 마군의 콧등에 발갛게 열이 몰렸다. 마군만은 이성을 겨우 잡아 콧등이었지만 그가 다루는 깡패들이라면 앞섬에 열이 몰리지 않을 리가 없었다.

 

위험하다니까.”

그러니까, 뭐가!”

 

자룡이 바락거렸다. 설명이 불가피한 상황까지 맞닥뜨리자 마군은 갑자기 자룡이 있는 쪽으로 발걸음을 뗐다.

 

이렇게 까지는 안 하려고 했는데, 보여줘야 알겠어? 깡패 놈들이 만약에

무작정 다가오는 마군을 제 어깨 너머로 넘겨보고 놀란 자룡은 설설 피하려 했지만 금방 따라잡혔다. 마군이 자룡의 엉덩이를 치듯이 한 손을 얹고 손을 움츠려 엉덩이의 살을 모았다. 화들짝 놀란 자룡의 어깨가 순간 들먹였다. 손을 얹자마자 다스린 마음이 한 쪽으로 기울어버려서 마군은 조금 더 짓궂게 굴기로 했다.

이렇게 하면

아무리 살이 붙었다고는 해도 안쪽에는 단단하게 근육이 잡힌 엉덩이였다. 마군은 엄지손가락을 눌러 올리며 주무르다가 자룡의 둔부에서부터 대퇴부까지를 쓸어내렸다. 당황한 자룡은 바싹 얼어서 움직이지 못했다. 마군이 그의 날개뼈에 이마를 대고 급기야 두 손을 모두 그의 엉덩이에 얹은 후에, 낮설 정도로 야성적인 숨소리를 내자 자룡의 귀가 말 그대로 새빨개졌다. 무슨 상황인지는 알 수 없어도 단 한 가지 알 수 있는 것은 마군이 그를 대낮에, 아니, 해가 머리 꼭대기에 뜨지도 않은 출근 전에 유혹하고 있다는 사실 뿐이었는데, 그마저도 마군의 경고를 착각한 것이었다.

 

이렇게 하면 어쩔 셈이야, 아룡.”

성난 목소리가 자룡에게 물었다.

 

, 그러게. 이런 치한이면 괜찮을 것 같은데

넋이 나간 자룡이 뒷말을 흐리며 눈을 굴렸다. 앞섬이 가죽바지에 세게 조이는 것이 느껴졌다.

 

무슨 소리야, 뒤 돌아서 내 눈 봐. 정말 그거 입고 나갈 거야?”

마군이 거칠게 그의 어깨를 잡고 돌렸다. 거봐, 내가 꽉 조이는 건 안 된다고 했지. 그가 자룡의 아랫도리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마군, 우리 오늘만 지각하면 안 될까?”

 

머쓱한 웃음소리가 채 멎기도 전에 마군은 그에게 입을 맞추었다. 승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