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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량X엽문] 무제 황량은 등이 무거워 걸음을 느리게 옮겼다. 옷가지들을 마구잡이로 쑤셔 넣어둔 배낭 탓을 괜히 하다가, 그만두었다. 제 등이, 아니, 제 몸이 무거운 이유를 끔찍하게 잘 알고 있기에 그랬다. 황량, 하고 조용히 부르는 차분한 음성이 들려 끙끙대며 고개를 돌리자 가장 사랑하는 인영이 어둠 가운데서 존재를 알리고 있었다. 옷자락이 흔들리는 모습이 언뜻 작은 빛에 비춰져 보였다. 그 모습이 밤바다의 파도만큼이나 유연하고 우아했다. 황량, 한 번 더 불리자 그는 대답을 대신해 몸을 완전히 돌려 목소리의 주인을 바라보았다. “이 밤에 어디 가고 있니.”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피해서 갑니다. 불쑥 튀어나오려는 말을 황급하게 막고, 그는 어떤 핑계를 대야 할지 복잡한 머릿속을 뒤적거렸다. “아, 사부님. 본가에서 급히.. 더보기
[써니X진자룡] 문 리퀘스트 박스로 초보자의 연애를 하는 써니자룡을 신청 받았습니다! 좋은 소재 감사드려요! 어떻게 쓸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이게 최선의 결과였습니다 히히. 글의 마지막 부분에 수위 부분이 짧게 존재는 하나 암호를 걸 정도인가 싶어서 일단 암호는 걸지 않았습니다. 불편하다 싶으시면 트위터로 살짝 찔러주셔요!☞☜ 늦지 말고 와요. 열두시. 나지막한 목소리가 자룡의 귓바퀴를 몇 번 돌았다. 얼떨결에 끄덕이며 받아든 것은 편지 봉투였다. 그는 급하게 지나쳐가는 써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서 있다가 이내 뒤돌았다. 적혀있을 것은 뻔했다. 정갈한 글씨체로 적힌 주소, 그리고 몇 호실 따위의 정보를 알려줄 숫자 몇 개. 써니의 방식은 한 번도 바뀐 적이 없었다. 어제는 그저 술김에 한 말이겠거니 하고 그는 받아넘겼다. .. 더보기
[써니X진자룡]무제 조각, 약수위 성적묘사 有 자룡은 빳빳하던 온 몸의 힘을 툭 꺼트렸다. 써니가 그의 위에 무너지듯이 몸을 엎어뜨리며 입으로 뜨거운 숨이 빠지는 소리를 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지 않았다. 말없이 몽롱한 기분을 들이마시다가 저도 모르게 자룡은 입에서 헛기침을 내고, 들릴 듯 말 듯 속삭였다. 써니라는 이름에 신음을 섞어 내지른 탓에 목이 다 쉬었다. “막내.” “왜요.” “그러니까...” “얼른 말해요, 나 가야돼요.” 써니가 서서히 상체를 일으켰다. 그렇게 진득하게 열기를 나눠놓고는, 정작 한 번도 함께 누워 식어가는 열을 느끼려고는 하지 않았다. 오늘도 글렀지? 꼭 누워서 침을 뱉은 꼴로, 금방 던진 질문이 그의 얼굴로 다시 떨어졌다. 글렀어. 그들은 몸만 섞는 사이였다. 자룡이 무얼 더 바랄 수 있었을.. 더보기